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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5 17:05

인제의 남부 지역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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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의 남부 지역 (2)

평화로 가는 길 (51): 비밀의 정원⦁동경대전 간행터

 

김승국(평화마을 화내천 대표)

 

인제의 남부 지역 (1)에 이어 비밀의 정원과 동경대전 간행터 방문기를 싣는다.(2022년 6월 3일 방문)

 

1. 비밀의 정원

 

 인제의 남쪽에 있는 비밀의 정원은 워낙 유명하여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비밀의 정원이 군 부대 안에 있어서 도로변에 관람대를 만들었다. 이 좁은 관람대에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온다. 특히 가을에 단풍이 물들면, 유명 작가의 동양화보다 수려한 풍광이 눈 앞에 펼쳐진다.

 

비밀의 정원1-20220603_161021.jpg

 

 위는 필자가 찍은 사진인데 촬영기술이 부족하여 전문가들의 사진(아래)에 비하면 볼품없다.

 

비밀의 정원 1-Thumbnail.jpg

 

2. 동경대전 간행터

 

 동경대전(東經大全)은 동학⦁천도교의 창시자인 해월 최제우(崔濟愚) 선생이 지은 경전이다.  해월 최시형 선생이 인제의 갑둔리(甲遁里)에서 판각하여  『東經大全』을 유포하는 역사적인 사건을 일으켰다. 그런데 이 사건의 현장에는 『東經大全』을 인쇄한 터만 남아 있어서 쓸쓸함을 더해준다.(아래 사진)

 

동경대전 각판소터-20220603_164557.jpg

(동경대전 각판소 터)

 

공방 터-20220603_165245.jpg

(동경대전 공방 터)

 

 

 우리 역사에서 절정의 암흑 시대가 있었다. 1860년대 민란 시대에 이은 동학 농민혁명 시대였다. 이 암흑 시대 한복판을 횡단한 최시형은 38년 동안 도망자의 삶을 살았다. 세계 어느 나라 종교 지도자도 이렇게 오랫동안 도피한 유래가 없다.…최시형은 동학의 등불을 지키기 위해 풍찬노숙(風餐露宿)의 나그네, 바람으로 떠돌다가 강원도 인제 갑둔리로 피신하여 스승[최제우]이 지은 『東經大全』을 각판⦁인쇄하여 새 세상의 도래를 알렸다. 그가  ‘사람을 한울로 섬기는 동학’을 포교하는 동안 아이러니하게도 원민의 피비린내가 곁을 떠난 적이 없었다. 그 곁에는 시대의 괴질과 官[조선 정부]의 핍박에 질식한 민초가 있었고, 그들의 꿈이 꽃피울 날을 꿈꿨다. <채길순 지음 『모든 이의 벗 최보따리』 (서울, 국제문화사, 2019) 308~309쪽을 약간 수정함>

 

 최시형 선생은, 조선의 역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 官의 수배를 받은 ‘도바리꾼’이다. 1970⦁80년대에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군사정부의 수배를 받은 도바리꾼들은,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 어려웠는데...보따리에 『東經大全』 원고 조각을 넣은 채 산넘고 물 건너 (오지 중의 오지인) 인제군 갑둔리까지 피신하여 경전을 인쇄한 체계적인 조직가이었다. 

 

 운동가인 필자가 보기에 최제우보다 최시형이 돋보인다. 1970⦁80년대의 반정부 유인물을 제작하는 지하 인쇄소를 찾아다닌 고난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東經大全』 인쇄를 이곳에서 진행했다니...절로 경외심이 우러나와 옷깃을 여미게 만든다. 

 

 당시 인쇄기술이 부족하여 목판 인쇄를 해야 했는데, 이를 위한 활자 제조 등은 한양의 한복판에서도 어려웠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깊고 깊은 산골짜기에서 활자를 만들고 조판하여 인쇄했다는 것은 38년 도바리꾼의 끈질김이 없으면 불가능했다.

 

3. 『東經大全』에 관한 설명

 

 “동경대전”이라는 책 제목은 1860년 6월 14일 인제 남면 갑둔리에서 처음 간행될 때 동학의 경전을 다 모아 상재한다는 뜻으로 붙인 이름인데 원래는 문집의 체제로 기획되었던 것이다. 이 사업은 해월이 직접 주도한 것이며, 따라서 이 제명(題名)은 해월 최시형과 강시원(姜時元), 전시황(全時晄) 등이 의논하여 결정하였을 것이다. 

 최시형은 1860년 5월 9일 각판소(刻板所)를 설치하고 갑둔리의 김현수(金顯洙) 집에서 동조자들의 역할분담을 하면서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인 인쇄 체계를 구상했다. 5월 11일 목활자(木活字)를 만들어 인쇄 작업에 들어갔고 6월 14일에 『東經大全』 100부의 인쇄[『東經大全』 초판인 庚辰版]를 마쳤다. 

 6월 15일 『東經大全』 인제 경진초판 출간 고천식[스승님께 고하는 奉告 제례]에서 최시형은 다음과 같이 告한다: “아아 스승님[최제우]의 문집을 간행하려 한 지도 오랜 세월이 지났다. 이제 나는 경진년을 맞아 강시원⦁전시황 및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 간행하려고 발론(發論)하였다. 각 접중(接中)이 다행히도 나의 의론과 같아 각소(刻所)를 인제 갑둔리에 정하고 뜻한 대로 일을 마치니 비로소 스승님의 道와 德을 기록한 편저를 펴낼 수 있게 되었다. 이 어찌 기쁘고 기쁜 일이 아니겠는가? 각 접중에서 비용을 성출한 이들에게 특별히 별록을 만들어 그 공을 차례대로 기록한다. 경진년 중하(仲夏) 도주 최시형이 삼가 기록한다.” <김용옥 지음 『동경대전 2』 (서울, 통나무, 2021) 11, 410~411쪽> (2022.6.5.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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