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차박
평화로 가는 길 (54)
김승국(평화마을 화내천 대표)
1. 7월 2일
올해의 첫 번째 차박을 양구군 해안면-펀치볼의 공원(만대천 토사유출 저감시설 부근의 공원)에서 했다.
(차박하기 위해 주차한 모습)
본래 심적리 트래킹 길(인제군 북서부의 서화면에 있음)을 찾으려 했으나, 길 찾기에 실패한 뒤 오던 길로 되돌아오는 중 서화리 고개의 내리막길에 있는 만대천 토사유출 저감시설 부근에 있는 공원이 차박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차를 세웠다. 올해 들어 처음 시도하는 차박이다.
어두워지기 전에 간략한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밤 8시 30분경 차 안에 잠자리를 마련하고 잠이 들었다. 그런데 새벽 2시경 오줌이 마려워 차 문을 열고 하늘을 보니 수많은 별들이 나를 향하여 쏟아지는 것같았다. 암흑 같은 땅[夷] 위에서 영롱하게 반짝이는 별들의 밝음[明]을 보니, 주역의 明夷괘가 생각났다.
다시 잠자리에 들어 잠을 청했으나 잡념이 상념을 낳고 상념이 잡념으로 이어지면서 잠이 오지 않았다. 문득 “墨子”라는 화두가 등장하여 잡념을 되도록 없애고 상념에 집중하다 보니 墨子에 관한 논문 거리가 떠오르기 시작하여, 칠흑같이 어두운 차 안에서 노트에 제목 중심으로 끄적이다 보니 그럴듯한 논문 기획서가 되었다.
결국 두 개의 논문 주제로 모아졌는데, 하나는 ‘묵자 雜念-예수 같은 묵자, 묵자 같은 예수’이고 다른 하나는 ‘21세기의 묵자 Manifesto’이다. 전자는 10월 15일 대전에서 열리는 묵자 모임에서 발표하고, 후자는 올해 말 서울에서 열릴 서울의 목자 모임에서 발표하면 좋을 듯하다.
2. 7월 3일
1시간 이상 墨子와 씨름하다가 잠이 들었는가 보다. 눈을 떠 보니 새벽 5시 30분. 짐을 챙기고 차 내부를 원상회복하니 6시. 새벽같이 차를 달리다 보니 백두대간 트레일 안내판이 보이는데, 갈림길이 많아 나와 백두대간 트레일의 길 찾기는 포기하고, 펀치볼 둘레길을 중심으로 차를 몰았다. 약 10분 정도 달리니 돌산령 터널 쪽으로 가는 주요 도로가 나왔다.
(백두대간 트레일 1구간 안내문)
아침의 맑은 정신을 유지하면 터널이 아닌 옛길을 향해 운전대를 꺾었다. 돌산령 정상에 약간 못 미치는 지점에 있는 약수터에서 물을 실컷 마신 뒤 조금 더 올라가니 펀치볼 전망대가 보였다. 전망대에서 아침 안개에 잠겨있는 펀치볼을 보니 운치가 참 좋았다.
(아침 안개에 싸인 펀치볼)
돌산령에서 하산하여 양구 가는 도중에 팔랑 민속관(지개 싸움 중심의 민속놀이 보존)과 양구 수목원을 들렀다.
(양구 수목원 안의 '인사하는 나무')
DMZ의 동⦁식물을 보호하려고 애쓰는 양구 수목원에 찬사를 보내며 여기저기 둘러 보았는데 다양한 형태의 분재가 장원이었다.(202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