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의 남부 지역 (1)

by 평화마을 posted Jun 0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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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의 남부 지역 (1)

평화로 가는 길 (50): 백두대간 트레일 6구간의 일부

 

김승국(평화마을 화내천 대표)

 

어제 새벽에 일어나 5시 42분에 독바위역을 출발하는 전철을 타고 김유정 역으로 가서 차를 몰고 서울~양양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인제 나들목(IC)을 향하여 달렸다. 고속도로 운행에 미숙한 탓인지 두 번의 실수를 했다. 인제 나들목 이전의 동홍천 나들목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요금 정산소를 나온 뒤  동홍천 나들목으로 다시 진입하여 인제 나들목을 향했다. 이렇게 한 번의 실수로 그쳤으면 다행이었다. 이어 인제 나들목을 찾지 못해 西양양 나들목까지 더 갈 수밖에 없었다. 西양양 나들목을 빠져나와 조침령 고개와 점봉산 가는 고개를 넘어 겨우 방동약수에 도착하니 12시가 다 되었다. 두 번의 실수로 예상보다 1시간 30분 정도 늦게 첫 번째 목적지인 방동약수에 왔다.

 

늦게 왔지만 계획대로 진행했다. 방동약수에서 약수 한 사발 마신 뒤 힘을 내어 백두대간 트레일 6구간 안내소로 가는 (굵은 돌조각 투성이의) 험한 산길을 한참 올라갔다. 

 

6구간 지도- 주행 거리와 시간-20220603_120009.jpg

(위 사진의 밑을 보면 백두대간 6구간의 거리와 소요시간을 알 수 있다.)

 

멀리 있는 산이 백두대간 줄기-산을 넘으면 설악산 오색약수터-20220603_135315.jpg

(멀리 보이는 산 줄기가 백두대간의 산맥이다. 앞의 높은 산을 넘으면 설악산 오색약수가 나온다.)

 

트레일 안내소에서 완만한 산길(아래 사진)을 50분 정도 걸어 내려가니 조경동橋(교)가 나왔다.

 

내려가는 길-20220603_122325.jpg

(조경동교로 내려가는 길)

 

조경동교를 건너 조경동 분교까지 가려 하자 안내인이 제지하여 분교 行을 포기했다.

 

조경동교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20220603_125731.jpg

(조경동교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

 

이렇게 깊고 깊은 산 속에 분교가 있었을 정도이면 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살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아마 화전민 집단촌이 이곳에 있었을 것이다. 세상을 등진 은둔자들이 살기 좋은 곳이어서 이곳에 몰려 왔을 수도 있고...

 

이런 생각을 하면서 조경동교에서 발걸음을 돌려 오던 길을 힘겹게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은 내려올 때 보다 두 배의 힘이 들었다. 점심도 먹지 못하고 산속을 헤매다 보니 배가 고파 배가 등 쪽으로 붙는 것 같았다. 굶주린 배를 부여잡고  트레일 안내소에 주차한 차를 몰고 방동약수로 내려와 약수로 배를 채웠다. 

 

백두대간은 험한 산을 타고 내리는 등산 중심의 코스가 있고, 산자락⦁계곡⦁산길을 타고 오르락내리락하는 트레일의 두 종류가 있다. 등산을 좋아하고 모험심이 강하고 조국의 산하를 품에 안아보고 싶은 사람들은 등산 코스를 택하고, 나같이 힘이 달리고 자연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후자의 트레일을 선택하는 듯하다. 

 

아래의 사진과 같이 백두대간 트레일 6구간은 인제의 방동약수와 홍천을 연결하는 코스인데 대부분의 구간이 휴식년제이어서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 나도 백두대간 트레일 6구간을 가겠다고 인터넷 예약을 하고 여기에 왔는데, 금요일이어서 그런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여기에서 조경동교까지 가서 왼쪽의 아침가리 계곡으로 방향을 트는 코스는 인터넷 예약 없이 아무나 어느 때나 갈 수 있다고 한다. 이 코스는 아주 유명하여 하루 최고 6,000명이 다녀간 일도 있다고 한다. 차를 몰고 높은 트레일 안내소까지 와서 계속 내려가는 길을 따라 아침가리 계곡의 끝까지 가는 코스이니 편할 뿐 아니라, 이름난 아침가리 계곡을 힘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으니 인기 만점이다.

 

아침가리 계곡의 대부분은 인터넷이 터지지 않을 정도의 깊은 계곡으로 DMZ 접경지역 중에서 가장 溪谷美(계곡미)가 뛰어나다. 방동약수 쪽의 트레일 안내소에서 조경동교까지 1시간 걸리고 조경동교에서 계곡의 끝 지점까지 4시간 소요되는 총 5시간 코스이다. 이렇게 좋은 코스를 완주하고 싶었지만, 계곡의 끝 지점에서 차를 둔 트레일 안내소로 되돌아올 방도를 찾지 못해 조경동교까지만 내려갔다가 귀환할 수밖에 없었다. 아쉬움을 달래며 다음 일정에 따라 비밀의 정원과 동경대전 간행터로 달렸다.(202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