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교육이야기 - 1톤밴드와 커피학교 일일편지(41) 2020.12.10

1004나눔바리스타교실(가배커피사업단)

1톤밴드와 커피학교 일일편지(41) 2020.12.10 - 이론과실제

한달동안 몸으로 열심히 일했다. 오늘이 월급날이라 축복봉사단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계시는 박에스겔 목사님께 조금이라도 감사의 인사를 하기 위해 만날 약속으로 전화 한다는 것을 깜빡했다.

요즘 종종 기억력을 집에 두고 오곤 한다.

아침에 급한 마음에 주차장까지 뛰었는데 자동차 키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

멀리 나갔다가 지갑을 놓고 와서 다시 집에 들렀다 나간다.

노트북 전원 마우스 등 다 챙겼는데 막상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본체를 가지고 오지 않아서 다시 집에 다녀왔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다 보니 요즘 나의 삶이 의심스러워진다.

실천보다 말이 앞섰던 지난 일이 생각나서다.

논어 위정편에 아래 구절이 나온다.

"선행기언이 후종지" (먼저 실천하고 그 다음에 말하라)

선다는 것은 자기의 주관을 정립한다는 뜻이다 (다산의 마지막습관, 조윤제 p43)

한동안 내 자신을 돌아 보았다.

넘쳐나는 아이디어를 입 밖으로 배설하던 때가 있었다. 사람들은 말 많은 나에게 겉으로 박수를 보냈지만, 속으로 잘난 체 생각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나중에 받았던 것은 아이디어를 나누려는 좋은 의도에 대한 보상보다는 오해와 소문이었다. 말만 너무 앞서 있다고...

그래서인지 내가 말한 것은 사소하더라도 실천하려 부단히 애쓰고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평생 실천해야 할 과업이다.

이미 다 안다고 생각하고 실천마저 행했을 때 부당하게 대접 받는 일을 되풀이 해서는 안 되겠다. 그러나 내 주관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스스로 자립하지 않은 것과 같으므로 가지고 있는 확고한 신념을 버리지는 않는다.

늘품 협동조합(이사장 이순이)에서 커피 바리스타 2급 자격과정 교육을 진행한 지 벌써 2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오늘 "찾아가는 로스팅" 프로젝트 첫번째를 이곳에서 진행해 본다.

며칠 전 1kg 의 생두를 구매했다.

생두(케냐AA FAQ 니에리 지아칸자) : 18,900원 + 배송비 2,500원 = 21,600원의 비용이 든 비싼 생두다. 본래 커피나눔은 인도네시아 만델링으로 하려했는데 좀더 질이 높은 생두를 로스팅하기로 했다.

커피입문 10년차가 넘었는데도 여전히 커피의 다양한 맛에 확실한 평가를 하기 힘들다. 커피교육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사람들의 기호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번 길들여진 커피 맛은 쉽게 잊을 수 없기에 커피숍에서 주문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셔보고 늘 평가하게 된다.

사람에게도 다양한 맛이 존재한다.

그리고 변치 않는 것이 있다.

그 사람이 살아 온 과거의 행적 하나 하나가 만들어낸 그 사람의 향기다.

커피향도 그렇다.

그 변치 않는 맛을 유지할 때 사람들이 자주 찾게 된다.

맛나고 마음이 두번 이상 가는 커피

늘품협동조합과 함께 조금씩 조금씩 실천해 보고자 한다. 로스팅을 좀더 활성화해서 원두판매와 고급 커피 나눔 및 수익창출에 대한 생각도 공유해 보고 싶다. 여전히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삶을 이겨내고 코로나의 위기상황에서도 버티며 살아가는 이순이 늘품협동조합 이사장님께 마음의 후원과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케냐AA의 맛

묵직한 바디감

오묘한 과일 향

가볍지 않은 알싸한 신맛

짙은 향미

쌉싸래한 맛

덜 익은 과일의 새콤한 맛이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는 매력"

공부는 이상에서 실천까지, 그 멀고 먼 간격을 좁히는 과정이다."

- 다산의 마지막 습관 p55 (조윤제)

오늘의 커피 로스팅 작업일지

로스터 : 장익수

생두 : 케냐AA FAQ 니에리 지아칸자 (프리미엄)